헤르만은 아침잠이 별로 없었기에 기상 점호 시간보다도 훨씬 이른 시간부터 기상 준비를 마치곤 했다. 끼니는 대체로 거르지 않고 임하는 편이었지만, 아침 식사는 잘 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뭘 먹으면 속이 갑갑하다나.
타고나게 운동 신경도 좋고, 입소 전에도 꾸준히 운동을 해 왔기에, 체력 단련에 있어서는 상당히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는 편이었다. 유산소보다는 근력이 필요한 부문에서 훨씬 강세를 보였다. 운동 직후 벌크 업 된 상태에서는 여기저기 뻔뻔스레 아무나 붙잡고 팔뚝이나 어깨 근육을 눌러 보라며 자랑을 하고 다니기도 했단다…….
이능력 계발 훈련에서는 여러모로 고전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내고자 하는 훈련 자체를 몹시 불편해했기 때문이다. 다만 제 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연료로서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인정하고 있었다, 머리로는 말이다. 그래도 2개월이 지날 즈음부터는 감정의 표출에 조금씩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 시간에는 아무 곳에서나 눕다시피 늘어져서 베짱이처럼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곳곳에 비치된 신문과 잡지를 읽었다. 신문은 주로 연예·스포츠면만 훑어보고 다른 페이지는 대강 넘겨 덮어 버렸다고. 외출에 제한이 있는 것이 영 갑갑했는지 건물을 하도 싸돌아다녀서, 어디에서든 발견되고는 했다. 아무에게나 말을 걸기도 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