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스스로 마고포비아임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럼 그렇지’ 였다. 타고나기를 병약하게 태어나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만 십수개. 먼지, 곰팡이, 동물, 식품에 꽃가루… 면역력 문제였을까. 하나하나 정도가 약할지언정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가 많았다. 그 탓에 항상 약품을 소지하고 다니는 중. 특히 일상생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햇빛 알레르기였는데, 그 탓에 낮에는 활동을 거의하지 않고 나갈 일이 있으면 밤에 활동하는 편이었다. 선호하지는 않지만 낮에 외출을 꼭 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우산을 챙기거나 모자를 쓰는 등 대비책을 꼭 챙긴다. 평소에 날씨로 인해 컨디션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거나 이유없는 미열, 여기저기 쑤시는 관절 등등 기저질환에 다소 영향받는 삶을 살고 있다.
[농가의 딸]
아스크르에서 작은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집안의 장녀. 그는 품질 좋은 사과를 재배하는 과수원을 운영하는 집안 출신이다. 특히 사과주와 잼을 만들어 엠블라와 요르문간드 쪽에 납품하는데 값싸고 맛있어 인기가 많았다. 언제나 일손이 필요한 농가. 그것도 햇빛을 듬뿍 쐬어야 하는 사과를 키우는 집안.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코델리아는 가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과수원의 딸이 사과 알레르기마저 있었으니….
동생들이 사과밭에서 일할 때, 코델리아는 집에 있는 책을 곧잘 읽곤 했는데 그 때 허브에 대해 많이 배웠더랬다. 집에서 화분을 돌보는 일 쯤은 가능했는데 이 때 배운 지식은 커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독립 그 후]
성인이 된 후 독립하여 요르문간드로 이주했으나, 자연환경을 접하기 쉬웠던 본가에 비해 요르문간드는 맞지 않았다. 건강이 좋지 않아 고강도의 노동은 어려웠고, 요르문간드 어느 골목 쯤에서 집을 구해 작은 수선집을 했는데 인근 주부들 사이에서 솜씨 좋은 수선집이 생겼다고 운 좋게 입소문을 탔다. 물론 사람이 음침하다며 거부감을 표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종종 일거리를 받은 탓에 절약하여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수준은 되었다.
[약선요법]
어릴적부터 좋지 않았던 건강, 농가 출신으로 쌓은 식물에 대한 지식. 두 가지 요인 덕분에 코델리아는 자연스럽게 약선요법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허브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건강관리에 바짝 힘을 써야했던 코델리아는 성인이 되고난 후, 건강한 재료들을 사용한 음식을 만들어 약처럼 먹곤 하였다.
수선집을 찾았던 주부들은 대체로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년층이었고, 어디가 안좋다는 손님에게 조심스럽게 증상에 맞는 약차를 권하곤 했는데 그것이 또 중년층에서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마녀의 집]
동네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는 마녀의 집 쯤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도 그럴게 첫 째로 그는 낮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둘 째로 어린아이들 눈에 흉터로 얼룩덜룩한 얼굴은 꽤 무서웠으며, 셋 째로 어디가 아프다고 할 때 수상한 약초같은 것을 권하였고 그것이 심지어 효과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끔 본가에서 혼자 처리할 수 없을 정도 양의 사과를 받곤 했는데, 그렇게 받은 사과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사람들에게 권하고 다녔고… 아이들 보기에 그것이 꼭 ‘독사과를 나눠주는 마녀’ 같았다. 그런탓에 요르문간드의 어느 골목, 가끔 약선 차를 대접하는 작은 수선집은 어느새 ‘마녀의 집’으로 불렸다.
또 한명의 트레이터가 발현된 밤, 조용하고 어두운 골목에서 갑작스럽게 빛이 번쩍인 것도 그 곳이 마녀의 집으로 불리게 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트레이터]
필요한 일이 아니면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는 삶이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으니 트레이터 발현도 소리소문 없이 이루어졌다. 트레이터로써 소집에도 쉽게 수긍했다.
코델리아는 가끔 우습다고 생각했다. 집안일도 못 도울만큼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히트맨즈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집단에 속하게 되다니. 트레이터는 반역자로 불리곤 했지만, 저는 반역자가 되고나서야 사회구성원으로서, 사람으로서 일인분을 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말로 이건 위험한걸까? 왜 어머니 나무를 죽여야할까? 마고를 죽인다고 내 삶이 달라질까. 그러나 수긍하며 흘러간다. 언제나 늘 그랬듯이….
그는 종종 혼자 있을 때 가만히 헤일로를 바라보고 있는것이, 스스로의 이능력에 취해있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