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견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단서는 몇 가지 있다. 지저분한 소맷부리, 밑창이 해진 슬리퍼, 반듯하게 잘린 앞머리 따위……. 이로 미루어 추측하자면 예의 격식보단 일신의 편함을 추구하면서도, 거치적거리는 것은 내버려두지 못하는 사람인가.
일상에선 매사에 낙천적이라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웃어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심력을 쏟을 관심분모를 명확히 구분하기 때문이다. 말버릇─“시간은 금이다.”─처럼 시간이란 한정된 자원을 쪼개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할 순위를 매겨 줄지어 세우는 것이다. 1순위는 연구, 2순위는 흥미, 3순위는 기타 이것저것. 고집하는 영역에서만큼은 떼쟁이가 되기도 한다.
일축하면, ‘아무래도 좋아’와 ‘이건 아무래도 좋지 않아!’의 인간.